8) 국민은행 신입 지원 후기 - AI 역량검사, 코딩 테스트

 

서류

마감일에 제출해야 할 자소서가 세 개나 돼서 국민 자소서를 쓸까 말까 고민했다.
얼핏 봤을 때 문항별 최대 글자수가 1500자여서 쓰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알고 보니 1500byte였기도 하고 며칠 전에 쓴 자소서와 문항이 거의 비슷해서 빠르게 고쳐서 제출했다.

지원 동기 및 수행하고 싶은 직무, 프로젝트 협업 경험, 끈질긴 문제 해결 경험, 개발 관련 학습 내용 등 무난한 문항들이었다.

나는 IT 직무였는데, IT 플랫폼 직무는 한 문항만 달랐다.

서류 마감일 다음 날에 전산에 문제가 생겼는지 역검 안내 메일과 문자가 중복으로 계속 왔다.

나는 문자 8통, 메일 7통을 받았고 다른 사람들도 문자 메일 폭탄을 받는 해프닝이 있었다.

 

 

 

 

 

AI역량검사

신한 은행 화상 면접을 보기 위해 스터디룸을 빌린 김에 면접 후에 바로 이어서 국민 역검을 응시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틀리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마이다스 신역검(초록색)으로 진행되었다.
전체 응시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한 시간 반 이상 소요됐던 것 같다.

이전에 구역검(보라색)만 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신역검 게임이 훨씬 어려웠다.
울타리 치기 문제는 이해를 못 해서 다 찍었다. (이해한 뒤에는 쉽긴 했다. n-back처럼 뇌지컬을 요구하지는 않아서...)
기억력 관련 문제들은 수도 많고 종류도 많아서 진짜 모르겠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거나 찍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구역검에서 트레이드 마크 같은 폭탄 카드 뒤집기 문제는 없어졌다. 
전체적으로 애써 방긋방긋 웃으면서 게임을 했다.

AI면접의 질문이나 자기소개 등은 구역검과 큰 틀에서 비슷했다.
구역검에 있었던 시뮬레이션 역할극? 정도만 빠졌다.

마이다스에서 데이터 수집 겸 취준생 지원 겸 신역검을 5회까지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결과 분석과 직무, 기업 적합도도 제공해준다고 하니 결과가 궁금하면 한두 번 해보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
다만, 개발자는 애초에 은행 말고 역검을 보는 곳도 거의 없고 은행에서도 역검 결과보다는 코테나 다른 요소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으니 굳이 역검을 열심히 준비할 필요는 없다.

 

>> 결과 : 합격

결과 발표까지 14일 소요.(예정된 발표일)

조심스럽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코딩 테스트의 기회를 준 것 같다.
코딩 테스트 전형이 있어서 문과 직무에 비해서는 관대한 편 같다.

 

 

 

 

 

코딩 테스트

플랫폼 : 프로그래머스
문제수 : 알고리즘 3문항 + SQL 1문항(총 4문항)
시험 시간 : 2시간
화상감독 : O, 검색 불가, 외부 IDE 불가
응시 직무 : IT
응시 가능 언어 : 기록 못함(일반적인 언어는 다 지원했다.)
체감 난이도 : ●●●○○

사용한 언어 : 파이썬
푼 문제수 : 2 솔(채점 1~2 솔 예상)



1, 2. 구현 : 구현 + 탐색 문제였다. 특별한 자료구조나 알고리즘은 안 쓰는 것 같지만, 구현 과정이나 시간 복잡도 면에서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정확한 문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실버 중상정도 난이도였던 듯
3. 구현 : 도화지에 종이를 똑바로 혹은 대각선으로 여러 장 붙인 뒤 종이가 붙여진 영역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였다. 백준 색종이 문제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 삼차원 배열에 정보를 갱신하면 될 것 같다. 실버 상위?
4. SQL : 테이블 조인, 서브 쿼리 작성을 통해 얻어낸 결과를 한 행에 문자열로 합쳐서 나타내야 하는 문제였다.

 

사실 금융권이어서 만만하게 보고 들어갔는데 진짜 큰코다쳤다.

일단 SQL 문제가 있다면 가볍게 먼저 푸는 편인데, 도저히 못 풀겠었다.
조건에 만족하는 데이터를 얻는 것까지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결과를 시험이 원하는 형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끝나고 친구와 찾아보니 오라클의 경우 아마 LISTAGG라는 함수를 써야 할 것 같다. 
처음 들어보는 함수이지만 이 시험은 검색 불가라는 점...

그래서 당황하고 1번으로 넘어갔는데 꽤 귀찮아 보였다.
넘기고 2번을 봤는데 또 귀찮아 보였다.
한숨 쉬면서 1번으로 다시 돌아와서 풀어보았다.

제대로 못 풀었고 빠르게 복기도 못해서 문제 유형은 확실하지 않다.

1, 2번을 애매하게 풀고 3번으로 넘어갔다.
대충 풀이를 떠올리고 본격적으로 코드를 작성하려고 하는데... 화상감독 카메라를 켜놓은 핸드폰 전원이 꺼져버렸다ㅋㅋㅋㅋㅋㅋ
여태 그런 적이 없었는데 핸드폰 충전기를 안 꽂아뒀었다.
핸드폰 화상감독이 꺼지면 시험 응시창이 중단된다. 빨간 배경으로 경고를 하고, 오래 이 상태를 유지하면 부정행위를 의심받을 수 있다고 나온다.
아이폰은 방전됐을 때 전원이 켜지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서 똥줄이 탔다.
FAQ에 혹시 핸드폰 전원이 다시 들어온 다음에 이어서 응시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문제 대응 측에 카톡 문의하라고 했다.
봇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폰이 꺼진 상태라 문의하기에도 곤란했다.
핸드폰 전원이 들어온 뒤에 그냥 계속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는데, 흐름이 너무 끊긴 상태여서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그냥 일찍 종료했다.

시험 주의사항 중에 특이했던 것은 시험이 시작하고 90분이 경과해야 퇴실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보통 2-30분 정도면 퇴실 가능인데 끝까지 노력해보라는 것일까?

시험이 끝나고 오픈카톡방을 보니 0~1 솔인 사람들도 꽤 많았다.
오전에 시험이 있었던 IT 직무와 데이터 직무가 어렵게 나왔던 것 같다.
IT 플랫폼 직무의 오후 시험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다는 후기들이 있었다.

 

 

 

 

>> 결과 : 불합격

결과 발표까지 5일 소요.(예정된 발표일)

 

발표일을 모르고 있었어서 결과가 빠르게 나왔다고 느껴졌다.
IT 직무는 평균적으로 2 솔 이상 한 사람들이 합격한 것 같다.

그리고 이전부터 국민은행은 똑같은 3 솔이라면 알고 3 솔보다 알고 2 솔 + SQL 솔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항상 자만하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면접

나는 떨어졌지만 합격한 친구의 경험담을 허락 없이 적어보자면ㅎ
면접 장소가 천안에 위치한 국민은행 연수원이었다. 심지어 역에서도 꽤 멀고 산 근처였다고 한다.

수도권에 본사가 있는데도 면접을 연수원에서 보는 경우는 처음 봤다. 새삼 비수도권 취준생들은 매번 그 고생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리고 '그래도 니들은 오겠지'라는 리딩뱅크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1차 면접은 PT면접과 다대다 역량 면접으로 진행됐다고 하는데 역량 면접은 다른 일반적인 실무 면접들과 유사해 보인다.
PT 면접은 최근 금융 이슈 몇 개를 주고 그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다. 정확한 주제는 생각 안 나는데 금융+IT 관련 뉴스에서 쉽게 접할 법한 주제들이었다.
2차 면접은 또 일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전형적인 임원면접이었던 듯하다.
전체적으로 압박이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