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싸피, SSAFY) 삼수 후기

 

 

나는 싸피가 아닌 국비 교육을 수강한 뒤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의 개발자 취업 과정에서 싸피는 꽤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싸피에 대한 소개, 삼수 후기, 싸피의 장단점 등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SSAFY란?

이제는 IT 계열이 아닌 사람들도 싸피를 많이 알지만, 그래도 소개를 해보겠다.

SSAFY는 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의 약자로, 삼성 그룹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IT 취업 교육이다.

멀티캠퍼스라는 업체에 교육을 위탁해서 진행한다. 그래서 싸피에 떨어진 뒤, 멀티캠퍼스 주관 KDT(K-Digital Training) 부트캠프를 수강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싸피는 총 1년 코스로 1, 2학기로 나뉜다.

1학기에는 알고리즘, 기술과 관련된 지식 배경, 기술 등을 배운 뒤 기말 프로젝트를 경험한다.

짧은 방학에 잡페어와 특강 등이 진행되고, 2학기는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된다.

중간에 취업에 성공해서 퇴교하는 경우도 꽤 된다고 한다.

 

싸피 수강생의 대다수는 웹트랙을 밟고, 웹트랙은 크게 전공자반과 비전공자반으로 나뉜다.

전공자반은 JAVA 기반, 비전공자반은 Python 기반으로 진행된다. 전공자반의 비율이 더 높고, 소수지만 비전공자 JAVA반이 존재하는 캠퍼스도 있다.

서울뿐만이 아니라 대전, 부울경, 광주, 구미 등에도 캠퍼스가 있다.

그중에는 임베디드, 모바일 트랙이 있는 캠퍼스도 있다.

 

 

모든 교육 비용은 무료이고, 오히려 매 달 100만 원의 학업 지원금이 지급된다.

지방 캠퍼스는 KDT를 병행하면 추가 지원금까지 나온다.

그런 만큼 교육에 열의가 있는 사람만을 선별한다. 서류 + SW 적성 진단(전공자는 코딩 테스트) > 면접의 과정을 거쳐 선발한다.

매년 두 번 모집한다.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대학생 기준 방학 중에 과정이 시작된다.

 

교육 진행 중에는 대학 졸업생 신분이어야 하고, 면접일인지 입학일인지 아무튼 특정일을 기준으로 고용보험이 말소된 상태여야 한다.

졸업 예정자는 졸업 시즌 뒤에 졸업 증빙을 다시 하므로 졸업 유예를 생각하는 사람은 수강할 수 없다.

각박하게도 만 29세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 20대가 샘숭이 생각하는 Youth의 기준인가 보다.

 

 

 

 

소름 끼치게도 위의 정보들은 아무 검색 없이 작성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삼수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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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FY 삼수 후기

- SSAFY를 듣고 싶었던 이유

💰돈 때문이다! 달에 100만 원씩 지급되는 훈련비가 너무 달달해 보였다.

 

그 밖에도 워낙에 네임드 교육이다 보니 교육의 질의 하한선이 확실히 보장되어 있기에 듣고 싶었다.

또, 프로그래밍에 열의 있는 비슷한 처지의 교육생들과 함께 스터디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문화도 좋아 보였다.

 

첫 시도에 싸피에 합격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더 좋은 곳에 취업을 했을 수도, 아예 취업을 못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 초수(7기, 2021 하반기) 

첫 도전을 할 때는 개발자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다.

당시 나는 4학년 2학기 노답 졸예자였다. 전공대로 커리어를 살지 않기로 결심한 뒤, 뭘 해 먹고살아야 할지 모르겠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싸피를 알게 되었고 돈 받으면서 취업을 할 수 있다기에, 어차피 요즘 개발 붐이라기에 그냥 한 번 써봤다.

 

 

그래서 자소서도 대충 썼다. 좀 더 정성을 들였어야 했나 싶다.

당시에는 전공자, 비전공자 가리지 않고 전원 SW 적성 진단 시험을 봐야 했다.

GSAT(삼성 그룹 적성 검사) + CT(Computational Thinking, 이하 컴띵)으로 구성된 시험이다.

GSAT 비스무리한 시험은 공식 명칭이 수리/추리 논리력 진단이다.

총 3 차수로 나눠서 시험을 봤고, 나는 2 차수가 당첨됐었다. 1 차수는 서버가 터져버려서 3 차수 종료 이후에 재시험을 봤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 싸피 대비 책이 있었다. 그걸 구매해서 풀어봤었는데 너무 별로였어서 링크는 따로 첨부하지 않겠다.

싸피는 GSAT와 달리 언어 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데, 그 책은 싸피 전용이라고 이름을 붙여놓고 언어 문제까지 책에 포함시켜 놨었다. 문제 퀄리티도 별로였다. 

그래도 수록되어 있던 컴띵 예상 문제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실제 시험은 그 교재보다 적성은 더 어렵게, 컴띵은 더 쉽게 나왔다.

적성은 15문제로 수리, 추리, 통계, 도형 문제가 섞여있고, 컴띵은 각각 5개의 스몰태스크가 있는 5개의 문제가 나온다.

난 통계에 약하다. 화상감독도 없는 시험이었는데 양심껏 계산기도 없이 풀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좀 멍청한 짓이긴 하다.

그래도 12문제 정도는 풀었고(다 맞았다는 보장은 없다), 컴띵은 3문제는 자신 있고 2문제는 가장 쉬운 태스크 한두 개씩만 건드렸었다.

적성 30분, 컴띵 40분으로 진행됐었는데 문제 수 및 시험 시간은 세 번의 시험동안 바뀌지 않았다.

 

 

역시 정성이 부족했는지 칼같이 탈락했다.

졸업 후의 진로가 좀 막막해졌지만, 뭐 개발자를 꿈꾸던 건 아니었기에 엄청난 타격은 없었다.

 

이로부터 3개월 정도 후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단기 컴퓨팅 수업을 들어보며 재미를 느꼈고, 개발자로 취업을 하기 위한 교육을 진지하게 알아보게 되었다.

 

 

 

- 재수(8기, 2022 상반기)

재수할 때는 한창 국비 교육을 듣던 중이었다.

국비 교육의 퀄리티에 아쉬움이 컸고,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일찍 신청해서 돈도 떨어져 갔기에 신청해 보았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항상 신청한 이유가 돈이었다. 이게 티가 나서 걸러진 걸까?

 

 

이때부터 전공자는 SW 적성 진단이 아닌 코딩 테스트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알고리즘 공부를 꽤 하던 중이었기에 코딩테스트가 더 자신 있었다.

GSAT는 여전히 무서웠지만... 어쩔 수는 없었다.

 

막 열심히 준비하진 않았지만 GSAT 하양이(해커스 GSAT 실전서)를 사서 문제를 좀 풀어보긴 했다.

하양이는 진짜 어려웠다.... 언어 문제는 빼고 풀었는데도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파랑이(기본서)와 하양이만 한 대비서는 따로 없는 것 같다.

컴띵은 딱히 준비해도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 못했기에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컴띵을 준비하는 강의 같은 것들이 엄청 비싼데, 상술 같다. 성적순으로 칼같이 자르는 것도 아니고 5문항 중 1-2개 맞고 붙는 경우도 있다. 

 

시험도 살짝 바뀌었다.

적성 부분은 첫 시험보다 더 쉬워졌다. 그리고 통계 문제 등의 비중이 살짝 줄고 수리나 도형 같은 좀 이과적인 문제들이 강화된 느낌이었다.

13/15 정도 풀었고, 푼 문제는 거의 다 맞았지 싶다.

컴띵도 좀 더 코딩스러워졌다. 알고리즘에 좀 익숙해진 상태여서 풀기에 더 쉬웠다.

5문제 모두 다 풀었고, 최소 3-4문제는 정답을 확신했다.

자소서도 나름 열심히 썼다. 국비 듣는 중이라는 얘기는 안 썼고, 이러이러한 계기로 이런 공부를 했는데 나는 웹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너네 교육 좋을 것 같아요! 같은 느낌으로 작성했던 것 같다.

 

 

프로젝트 시작 시기 전에 서류 탈락 소식을 접했다.

사실 뽑힐 것이라는 근자감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어안이 좀 벙벙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재수 때는 싸피에 떨어진 것이 정말 다행이다.

덕분에 국비 최종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잘 마쳤다. 결과물에 있어서는 싸피 전공자반과 비교해도 딱히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리고 퀄리티와 상관없이 애초에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하반기 취업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 삼수(9기, 2022 하반기)

삼수 때는 안전빵 느낌으로 응시했다. 

혹시 취준에 실패하면 곧 신용 불량자가 될 테니 싸피를 붙어놓고 백만 원씩 다달이 받으며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자는 생각이었다.

이쯤 됐을 때 나한테 싸피는 웃음벨이었다.

싸피는 왜 나를 싫어할까... 필터링을 하고 있는 걸까... 싶은...

 

 

필기는 아무 준비 없이 봤다. 삼수 정도 하니 그저 익숙했다.

적성은 더 쉬워져서 풀면서 컴띵이 더 중요하겠거니 싶었다.

14문제를 풀었고, 못 푼 도형 패턴 문제는 종료 10초 전에 규칙을 찾아서 진짜 아쉽게 못 풀었다. 적어도 12-13문제는 맞았지 않았을까 싶다.

컴띵도 재수와 유사한 느낌이었는데, 좀 더 알고리즘 문제스러워졌다.

input값이 배열(문제 상으로는 수열) 형태로 주어진다. 상황과 조건에 맞는 답을 도출하면 되는 문제들이다.

코딩 문제로 치자면 1차원 배열 + 브루트포스 + 시뮬레이션 + 그리디 느낌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5문제 다 풀었고, 검토까지 빡세게 했다. 별 실수가 없다면 다 맞았을 것이다.

 

자소서는 국비를 들었는데 이런 점이 아쉬워서 이런 걸 원하기에 싸피를 듣고 싶다는 식으로 썼다.

IT 관련 공부를 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도 적으라기에 프로젝트 중에 이러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며 구현만큼이나 기초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싸피하면서 스터디도 진행하면서 함께 으쌰으쌰 하겠다고 적었다.

500자 내외 한 문항이었고 일필휘지로 작성했다.

 

 

 

그리고 드디어 서류에 합격했다.

 

 

🤣🤣🤣

 

이미 취업 확정인 상태였기에 인터뷰는 미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9기부터는 추합 연락도 돌린다고 하니 불합격이더라도 너무 낙담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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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생각

일단 상황 자체가 웃프다. 나한텐 싸피 합격이 취업보다 어려웠다.

그 안에 속하진 못했지만 싸피는 나의 개발 공부+취준 전 과정을 함께 한 교육이다.

이 정도면 명예 7기라고 생각하고 살려고 한다.

 

 

 

- 단점

교육 자체는 우아한 테크 코스가 질적으로나 개발자로서의 성장 면에서 훨씬 좋아 보인다. 다만 합격도 훨씬 어렵다.

잘 찾아보면 질 좋은 부트캠프 중에 KDT가 지원돼서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수업도 있다. 추구하는 바가 우테코와 비슷한(클린 코드, 기술에 대한 이해도) 곳이라면 싸피보다 역량 발전 면에서 더 좋을 것 같다.

 

백앤드 개발자를 꿈꾸는 비전공자라면, 원하는 기술을 배우기 힘든 구조라는 점도 아쉽다.

한국의 기성 대기업, 테크 대기업 대부분이 백앤드에 JAVA를 사용한다.

하지만 비전공자반 기술스택은 Vue.js+파이썬+장고이고, MySQL이나 Oracle과 같은 메이저 한 DB를 배우지 않고 1학기를 마치기도 한다.

2학기에는 반을 합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비전공자는 백앤드를 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프런트앤드를 맡을 확률이 크다. 이는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전공자도 마찬가지이다.

추가적인 엄청난 노력과 조금의 조 편성 운이 필요하지 않을지.

 

 

 

- 장점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SSAFY는 정말 좋은 기회다.

하루하루 통장 잔고 자리 수가, 앞자리가 바뀌는 눈물겨운 취준생 입장에서 달에 100만 원씩 통장에 꽂아주며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교육생 간의 스터디 진행이 국비 교육 등에 비해 굉장히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 같다.

지인을 보니 같은 반에만 다양한 스터디들이 있고, 각자 목표나 목적에 맞춰서 원하는 스터디를 골라 참여하며 친분도 쌓고 실력도 쌓을 수 있는 것 같다.

욕심 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삼성에서 진행하는 교육인 만큼 신입 개발자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SSAFY는 네임드 교육이다.

이게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다. 모든 단점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SSAFY 수강/수료생은 서류가 면제되는 회사들도 있고, 나는 시중은행 임원 면접에서 왜 SSAFY가 아닌 국비 교육을 수강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삼수 중이었어요🤣)

IT 기업만이 목표라면 SSAFY를 수료했다는 사실 만으로는 큰 어필이 되지 않겠지만, 다른 기업들을 지원할 때는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금융권 회사들이 싸피를 정말 정말 좋아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큰 기업들은 지원자의 기술 스택이 회사와 조금 달라도 직접 가르쳐서 키우는 곳도 꽤 있기에 비전공자반에서도 취업을 잘한다.

교육을 수료하고 취업한 사람들이 쌓아나가고 있는 평판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싸피를 수강하지 않았지만(못이 아닙니다.)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 혹은 지인의 지인의 지인을 통해 느낀 SSAFY가 필요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 SSAFY가 필요한 사람

1. IT 계열 전향에 확신이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일단 써보고 시작하면 될 것 같다)

2. 금전적으로 궁하지 않게 취업 준비를 하고 싶은 IT 계열의 모든 취업준비생

3. 전공자더라도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사람 / 알고리즘 문제풀이 경험이 부족한 사람

 

 

다만 기업 코딩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거나,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하거나, IT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굳이 싸피가 아니어도 좋은 대체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나도 수강을 못해본 외부인이다.

수강생들과 시선이 다를 수 있고, 수강생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꼭 주변의 수강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현직자의 조언을 두루 들어보고 결정하기를 추천한다.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어지간한 국비교육보다는 무조건 낫다.